코건강이야기

후각상실증이 뇌질환의 전조일 수 있는 이유 (파킨슨병·알츠하이머와의 관계)

건강조율사 2025. 6. 25. 13:07

냄새를 잘 못 맡는 증상이 단순 감기나 비염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나 최근 의학 연구에 따르면, 후각상실증은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운동장애나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나는 후각의 변화는 뇌 속에서 벌어지는 신경세포 손상을 예고하는 경고등입니다. 이 글을 통해 후각 이상이 왜 중요한 건강 지표이며, 어떻게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안내드립니다.

 

후각상실증이 뇌질환의 전조일 수 있는 이유

 

1. 단순한 후각장애가 아니라는 경고

우리는 일상에서 후각의 중요성을 자주 잊곤 합니다. 아침 식탁의 따뜻한 국 냄새, 길가의 꽃향기, 음식이 상했는지 알려주는 미세한 냄새까지 — 후각은 감각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감각이 어느 날 사라진다면, 그 원인은 단순 감기나 코막힘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후각상실증은 최근 연구에서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초기 증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후각 신경은 뇌의 가장 앞부분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뇌의 이상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감각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 징후를 단순히 노화나 비염으로 오인한 채 치료 시기를 놓칩니다. 이 글에서는 후각 저하가 왜 뇌 건강과 연결되는지,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를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2. 후각상실증이 의미하는 신호 : 뇌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후각 정보는 뇌의 어디에서 처리되는가?

후각은 시각, 청각보다도 더 빠르게 뇌에 도달하는 감각입니다. 코 안쪽에 위치한 후각 수용체는 냄새 분자를 인식한 뒤, 그 정보를 곧바로 후각구(olfactory bulb)를 통해 뇌로 전달합니다. 이 후각구는 뇌의 전두엽 하단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초기 뇌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주요 지표가 됩니다.

 

후각세포와 뇌신경의 연결고리

냄새는 단순한 향의 감지가 아닙니다. 이는 기억, 감정, 판단력과 직결된 감각으로, 변연계와 해마 등 다양한 뇌 부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후각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나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깊습니다. 신경세포의 사멸 또는 단백질 침착(예: 알파시누클레인) 등이 후각신호 전달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후각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은, 이미 뇌 속에서 조용한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3. 파킨슨병의 초기 징후로서의 후각상실

① 후각 저하, 떨림보다 먼저 온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으로 손 떨림, 느린 움직임, 근육 경직 등의 운동장애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운동 증상 이전에 후각 감퇴를 경험합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보고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전 수년 간 후각장애를 겪었다고 합니다.

 

② 도파민과 후각의 연결

파킨슨병의 핵심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실입니다. 도파민은 운동 조절뿐 아니라 후각 정보 처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후각구와 뇌간 사이에서 도파민 신경이 손상되면, 냄새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거나 왜곡될 수 있습니다.

 

③ 실제 환자 사례 및 연구 결과

콜롬비아대 의과대학 연구에서는 후각 기능 테스트가 운동 증상보다 5~7년 앞서 파킨슨병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후각 이상은 가장 이른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4. 알츠하이머와 후각장애의 관계

① 기억력보다 먼저 오는 냄새 인지 장애

알츠하이머는 기억력 저하로 대표되지만, 그보다 더 이르게 나타나는 신호가 있습니다. 바로 냄새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이는 해마와 후각피질 간 연결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뇌의 특정 부위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기능 저하가 시작됩니다.

 

② 후각 테스트의 진단 도구 활용

후각 테스트는 저렴하면서도 정확도가 높은 비침습 진단 도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외 병원에서는 인지기능 이상 초기 환자에게 UPSIT 후각 검사를 실시해 조기 발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③ 예방을 위한 감각 모니터링

후각은 인지기능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정기적인 후각 테스트와 간단한 자가진단 체크만으로도 치매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어, 예방적 개입의 출발점이 됩니다.

 

 

5. 후각이상,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평소 자주 맡던 냄새(향수, 음식)가 느껴지지 않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나요?
  • 특정 냄새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경험이 있나요?
  • 가족 중 후각장애나 신경퇴행성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나요?

후각은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감각입니다. 5분만 투자해 후각 자가테스트를 해보는 것만으로도 위험 신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원 진료 시점과 대상

  • 3개월 이상 후각 저하가 지속되는 경우
  • 감기, 코로나 후유증이 아닌데도 냄새 인식이 어려운 경우
  • 40세 이상 또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신경과 전문의 상담 권장

후각 회복을 위한 실천 습관

  • 하루 30분 이상 걷기 등 유산소 운동
  • 항산화 식품 섭취 (토마토, 블루베리, 견과류 등)
  • 일정한 수면 주기와 뇌 휴식 시간 확보
  • 커피, 탄산음료 등 후각 자극을 방해하는 식품 제한


6. 후각이 말해주는 뇌의 건강 신호

‘냄새를 못 맡는다는 건 단순한 코 문제일 뿐’이라며 무심코 넘기지 마십시오.
후각은 뇌와 가장 가까운 감각이며, 뇌의 건강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경보장치입니다.

특히 40대 이후, 또는 가족력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인 후각 인지 평가가 필수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후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주변 가족과 함께 체크해보세요.
이 작지만 중요한 변화가, 치매와 파킨슨병을 미리 예방하는 큰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